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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23주년 특별기고-박창규 건국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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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건국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박창규 건국대 화학공학부 교수/상허교양대 학장] 한국의 섬유패션 산업은 전통 뿌리 산업으로서 우리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OEM 방식으로 값싼 임금과 우수한 기술로 섬유와 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공급해왔던 노동집약적 산업(한국섬유패션산업)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 보인다.

과거의 섬유패션 산업의 성공 방정식은 이미 한국에서는 유효하지 않다. 이제는 우리의 성공 방정식을 바꿔야 산다. 그저 좀 더 생산성을 향상하고, 좀 더 정보화를 하고, 좀 더 나은 제품만을 만드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남들이 원하는 소재나 제품을 잘 만들어 주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것을 찾고 만들어 세계 시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살 길이 있다. 세상의 조력자로서가 아니라 주인으로서 변화해야 한다.

다행히도 본질적으로 주인이 바뀌는 혁명이 또 시작되고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 전 산업 영역에 밀어 닥치고 있다. 섬유패션 산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전 세계 섬유패션 산업의 새로운 지형변화와 글로벌 패션기업들의 등장이 빠르게 보고되고 있다.
 


이제는 이런 혁신적인 변화들이 지난 3차례의 산업혁명 때처럼 더 이상 남의 일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에는 반드시 우리의 이야기들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성공하면 살 것이지만 실패하면 죽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기회이다. 국내 섬유패션 산업은 이런 엄청난 4차 산업혁명을 우리가 세계 속의 주인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흔히 과거는 미래의 초석이라고들 한다. 이미 3차례에 걸친 산업혁명이 섬유패션 산업에 미친 영향을 잘 분석해보면 우리도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1차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럭셔리 패션과 백화점 유통에 이어, 전기에너지가 공급되어 대량으로 옷이 만들어지던 2차 산업혁명 당시 등장해서 전 세계를 제패한 것은 Gap, Benetton, Marks & Spencer, Nike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과 의류전문 매장, 그리고 할인점 유통 등이다.

특히 디지털 혁명이라 불리는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온라인 쇼핑몰이 등장하고, 이때 혜성같이 나타난 Zara, H&M 등 패션기업들은 소위 데이터 네트워크를 활용한 ‘패스트 패션’이라고 불리며 짧은 주기로 다양한 디자인의 기성복을 전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실제 Zara는 당시 패션의 2등 국가에 불과했던 스페인에서, H&M은 인구가 1,000만 명도 안 되는 스웨덴에서 탄생한 신생 패션 기업에 불과하였다. 이들은 현재 기존 기성복 브랜드들을 뛰어넘어 글로벌 패션 시장을 주도하는 공룡 기업으로 도약하였다.

이렇듯 3차례에 걸친 산업혁명은 매번 섬유패션 산업 지형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며, 새로운 주인을 탄생시키곤 했다. 이런 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각각 연매출 수 십 조원 수준으로, 거의 국내 섬유패션 시장 규모와 맞먹는다.

이런 기업들의 공통점은 당시 큰 변화의 흐름을 읽고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들을 시도해 이룩해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미래의 우리들의 모습이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섬유패션 산업도 그들처럼 혁신적인 성공 방정식을 만들고 적용해야 한다. 전보다 좀 더 나은 개선만으로는 현재의 우리 상태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지난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세계의 조력자로서 엄청난 성장을 일군 우리가 자랑스럽기는 하지만, 이제는 우리 섬유패션 산업의 프레임과 그동안 우리의 경쟁력이었던 근면과 성실 기반의 핵심 동력을 과감히 바꾸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결단, 과감, 도전, 용기 같은 주인으로서의 속성이 더해져야 한다.

현재의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의 발달로 수요자중심형 능동지능형 섬유패션 산업을 예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개인 맞춤복이 등장하고, 개개인의 디자인과 섬유소재, 생산시스템을 공유해야하며, 디지털 콘텐츠와 미디어와도 융합해야 한다. 또한 바이어 거래 중심 방식에서 오픈 플랫폼 기반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제품은 더 이상 수요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야 한다.

이제껏 수도 없이 연구개발에 성공한 새로운 섬유소재와 제품, 서비스들을 사장시키지 말고, 우리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자신있게 선보여야 한다.

기업은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글로벌 시장에서 고위험 고수익형 사업모델로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의 섬유패션 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섬유패션-IT 융합’ 같은 기술기반의 핵심 키워드와 이미지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 15세기 대항해 시대처럼 아직까지 이 세상에 주인 없는 미지의 대륙을 개척하고자 하는 혁신적인 시도만이 우리 섬유패션 산업을 살릴 수 있다.

■ 박창규 교수는?
박창규 학장은 서울대 섬유고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조지아텍의 선임연구원, 전남대 섬유공학과 조교수 등을 거쳐 현재 건국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 겸 상허교양대학 학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CAD/CAM, 3차원 기술,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섬유패션-IT 융합 분야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2012년/2017년 IBC 세계 100대 공학자, 2012년 IT 이노베이션 지식경제부 장관상, 2004년 표준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 www.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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